모놀로그 / 박 샘
‘나에게 박수치는 4시’에 가담했어
모가 난 취향이고 별나게 보이니까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불편했기 때문이지
관객이 없는 대신 거울을 신봉해서
내 시를 독신자의 오후라고 부르는데
네 시에 보낸 갈채도 대본과는 무관해
무대의 번역들은 믿거나 말거나고
객석에 잡음들은 듣거나 말거난데
나는 왜 이 극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격리된 좌석제에 길들여진 묵묵부답
스스로 묻혀야 할 ‘4시’의 각자들은
미워할 상대도 없는 고독사의 동인이야
- 계간 『문학과 의식』 2022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