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으로 물든 영화판에서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매니아들에게 그렇듯이, 평소 극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영화이기에, 무척이나 반가운 영화제이다. 하지만 포스터와 함께 부천영화제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선보여 온 홍보수단이었다고 해야할까. 작년의 트레일러는 영화제가 아니라 부천시 홍보영상이나 다름없었다. 올해는 "부천 50년 영화를 더하다"라는 촌스러운 슬로건과 어색하게 웃는 부천 시민들에 대한 화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제28회 BIFAN은 오는 7월 4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최초로 개막식을 개최한다. 지난해 5월 개관한 부천아트센터는 지자체 건립 클래식 전용 홀 중 최초로 4,576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 국내 최고 수준의 건축 음향 시설을 갖춘 부천시의 새로운 랜드마크이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영국의 바비컨 센터, 프랑스 퐁피두 센터 등을 설계한 영국의 에이럽(ARUP)사가 음향 설계를 했다. 개막식을 비롯해 레드카펫, 리셉션, 주요 행사 등을 부천아트센터에서 진행하며 특히 올해는 특별행사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영화음악 콘서트 전야제를 개최해 한층 더 특별한 개막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혁신과 레거시를 만나는 장르 영화제가 되기를
BIFAN 2024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러브 라이즈 블리딩>, 영화제의 막을 내리는 폐막작은 <구룡성채: 무법지대>이다. 전 지구적 관심을 신선한 SF적 상상력과 서사로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이는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 장르영화의 중견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매드 맥스' 부문 상영작의 증가는 장르영화 창작 지형의 탄탄함을 보여주는 증거랄까.
오늘의 영화 문화 안에서 그 힘을 잃지 않는 시네마의 매혹을 만나는 기회이기를
- 정인실 기자